최기문의 한화 사건 로비와 언론사들의 기자실 통폐합 반대의 공통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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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호 314434 글쓴이 pyongmin (syongmin) 조회 138 누리 125 (125/0) 등록일 2007-5-26 01:08 대문 6 톡톡 1
한겨레 이정훈 기자는 한화 사건에 대한 기사 <조직을 나락으로 내몬 전 경찰총수 최기문>에서
『최 전 청장은 지난해 <경찰의 길을 묻는다(험블리스 오블리주)>라는 제목의 책을 내기도 했다. 그는 “다만 몇㎝만이라도 우리 경찰을 진전시키자”는 생각에 책을 냈다고 밝혔지만, 재벌 총수를 위해 후배들에게 로비를 벌인 그의 행적은 경찰을 ‘나락’으로 떨어뜨렸다. 』기사원문보기 ☜ 클릭
라고 썼다.
그래 참 어처구니가 없다. 나도 동감한다. 그런데 도대체 최기문으로 하여금 그런 행동을 하게 만드는 것은 어째서 가능했을까? 이 기사는 아무런 분석도 접근도 없이 그냥 최기문이 활동 중지하고 골방에 처박혀 있다고 쓰고 끝낸다. ... 쩝 그러니까 종이 신문이 분석능력 없다고 욕먹지.
이걸 ‘최기문이라는 이가 한화에 취직해서 그 돈을 받아먹으니 무슨 짓은 못하겠어’ 라고 외쳐버린다면 역시 기자스런 생각이다. 역시 이런 놈들은 앞 다르고 뒤 다른 놈들이야. 이런 놈 패는 게 우리 기자하는 맛이야. 라든지, 아니면, 멍청한 놈 세상 바뀐 걸 이렇게 몰라, 적당히 좀 하지 우리 기자들처럼 눈치 빠르게 변신해 가면서 라든지.,...
여하튼 왜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다시 생각해 보지 않고, ‘집에도 잘 나타나지 않는 등 언론 접촉을 극도로 피하고 있다’로 끝맺는 기사는 진짜 기사가 아니다. 그냥 편하게 했던 이야기가 되풀이하고, 뻔한 답안지나 만지작거리는 한심한 태도를 보여줄 뿐이다. 그래 그럼 돈 못 받아먹게 취업금지라도 시킬까, 모든 경찰 고위직 출신들을? 아니면 자본주의와 배금주의 병폐를 논하기라도 할까? 그래서 사회에서 돈 받고 하는 행동을 싹 쓸어 없애고 새판 짜자고 외쳐볼까?... 요즘 고등학생도 독창적으로 논술 쓸려면 어떻게 남들 맨날 하는 이야기 말고, 좀 새로운 거 없나 하고 찾는다. ... 제발 생각 좀 하고 살자.
그런 게 아니다.
<경찰의 길을 묻는다(험블리스 오블리주)>라는 제목의 책을 썼다는 최기문의 머릿속에 도대체 무슨 생각이 들어 있기에 결국 ‘조직을 나락으로 내몬’ 짓을 하게 되었을까.
서프에서 여러 번 나온 이야기지만, 이런 짓을 했다는 것이 최기문이 경찰 수뇌부 출신 중에서 특별히 문제가 많아서 그랬다는 식으로 연결되지는 않는다. 최기문이 경찰 중에서 유독 지독한 돈 밝힘증, 인격파탄자, 혹은 경찰조직을 파탄 내려는 음모자인 건 아니라는 거다.
그가 그렇게 행동한 건 오랜 습관 탓이다. 돈 때문이 아니다. 물론 거액을 챙기겠지, 그러나 전 경찰 총수 쯤 되면, 재벌 아니라도 돈 생길 데 많다. 먹고사는데 지장 없다. 그 정도 위치에서 돈과 명예 혹은 지 근거가 되는 경찰의 개망신을 맞바꿀 정도로 개자식은 그렇게 흔한 게 아니다. 중요한 건 그가 이 일이 인생 크게 피곤해질 정도로 큰 맞바꿈질이라는 걸 생각조차 안 해봤을 거라는 거다.
어떻게 그럴 수 있겠나. 바보냐. 경찰총수쯤 지내고 이 사건의 파장을 이해 못 하다니.
그래 바보 맞다. 그를 바보로 만든 건 그가 몸담았던 조직에서 몸에 익힌 오랜 관행과 습관이다.
서로 만나고 청탁하고, 얼굴로 밀고, 그러면 해결되는 오랜 관행이 최기문을 바보로 만들었다. 사건이야 크지만, 우리 조직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난 잘 알지, 그리고 우리가 움직이면 세상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건 뻔하지. ,,,, ㅎㅎㅎ
그는 자기 집단의 담합구조가 세상의 상식기준과 크게 엇나가 있다는 걸 모른다.
그래 세상이 바뀌었다는 걸, 인터넷이 모든 걸 바꾸고 있다는 걸 최기문이 알 순 없다. 설혹 알아도 느낄 순 없다. 한겨레가 김승연 이름을 터트렸다고? 소가 웃을 소리, 그게 인터넷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기성 언론이 추후 승인하는 메카니즘에서 조금치나 벗어나는 거였나?
자 이제 언론사의 기자실 통폐합 반대쪽으로 이야길 틀어보자.
조선에서 한겨레까지 모든 신문에 방송까지 한 목소리로 몰고나가는 사안이 이렇게 여론에서 정면으로 역풍을 만나는 일이 어째서 일어나고 있나? 아마 지금 신문 방송사 위아래 할 거 없이 난리가 아닐 거다. 아마 눈치만 보던 정동영마저 조금 이상하긴 하다고 생각할 거다.
그래도 그들은 바보 노릇 계속할 거다. 당근 정동영이도 마찬가지고, 그들은 최기문하고 똑같은 짓거리하고 신문방송을 점점 나락으로 빠뜨릴 거다.
왜냐 .... 기자들이 아이큐가 모자라서? 기자들이 요즘 전체적으로 사고 수준은 떨어지지만, 아직 아이큐는 높다. 그게 아니라, 기자들이 몸담고 있는 조직에서 몸에 익힌 오랜 관행과 습관이 그들을 바보로 만든다.
언론은 우리 사회에서 오랫동안 사회의 계도자 노릇을 했다. 사회적 사안의 중립적 판단자이고, 권력에 대항하는 비판자이자 균형추이고, 떠들고 싶은 대중의 목소리가 되어주었다. 그랬다.
뒷구녕으로 무슨 짓을 하든 언론은 대중들이 그렇게 믿는 존재로 폼 잡고 기능해왔다. 그리고 그게 통했었다.
게다가 이건 우리 사회 언론의 희한한 도착증인데 스스로 자기 얼굴에 금칠을 하고도 부끄러운 줄 모르고, 분명히 존재하는 경쟁언론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행동한다. 후안무치에다 정신 이상자의 행동인데 언론사 기자들은 그게 당연하다고 생각한다. 왜 관행이니까 그리고 그게 통해왔으니까.
모든 언론사가 자기네가 벌이는 각종 수익 사업이 사회적으로 중요하고, 또 자기네가 하니까 권위 있다고 뻔뻔하게 떠들어댄다. 참 기가 막힌다. 그렇겠지. 중요하니까 하고 돈 되니까 하고 또 언론이 밀어주니 권위가 있겠지. 그래도 기가 계속 막히는 건, 우리 사회가 그래도 아직은 그렇게 지독하게 자기 입으로 제 잘났다고 떠드는 놈은 좀 맛이 간 걸로 치는데, 언론은 자기들이 예외라고 생각한다는 거다. 이건 내가 30년 전 고교야구 전성기 때 조선일보 주최의 고교야구 대회가 최고 권위 대회라고 주입받은 이래 의문으로 생각하던 사안이다. 이건 프레시안이 논술장사 하는 데까지 이어지는 언론 관행이다.
또 하나, 우리나라 방송국에서는 방송에서 타 방송사의 이름을 명시하지 못한다. 라디오에서는 이렇게 하더라. KBS에서라면 예전에는 타 방송사. 모 방송사... 이런 식으로 하다가, 최근엔 M본부.. S본부 이런 식으로... 이게 무슨 미친 지랄이냐.(이글에서 첫 욕이다. 양해하시길) 말하는 놈도 알고 듣는 놈도 알고 다 아는데 언론사의 거룩한 방송원칙 때문에 버벅버벅 하는 걸 당연하게 여긴다.
이런 미친 짓을 기자들은 이렇게 내면화 한다. 내가 아닌 조직이니까. 조직을 위해서 내가 이러는 거 당연한 거다. 그래도 미친 짓은 미친 짓이다. 신문 방송에서 글 쓰고 떠드는 순간 나는 내가 아니고 매체의 일부다. 그래서 내가 하는 짓은 매체가 하는 짓이고, 내가 우리매체 무조건 최고이고, 타 매체는 존재하지도 않는다고 하는 순간 우리 매체가 또라이 되는 건 당연한 거다. 그래도 기자들은 헛갈린다. 그게 그렇게 되나? 모두 괜찮다는데?
이런 식으로 길들여진 생각구조는 이번 기자실 사태에서 크게 빛을 발했다. 그거 우리한테 편리한 건데, 우린 사회의 목탁이고 권력의 대항자이고(경향 한겨레가 가관이다. 지금 권력이 대통령인가 자신들을 포함한 사회기득권인가 반성 쫌 해라) 공기(公器)인데 우리가 정부 기관 내에서 그거 조금 쓴다고 뭐가 문제야? 부작용도 있었지만, 지금 누가 촌지봉투 받나, 그냥 놔둬 우리 좀 편하게 쉬면서 지내자.
이 정도 생각이 점점 걷잡을 수 없이 확대재생산 되면서, 노무현 씹기 습관에 더해지면서, 언론 탄압이라는 표현까지 나오게 되었다.
더 길게 하면 욕 나온다. 그만하자.
기자들도 자기 집단의 담합구조가 세상의 상식기준과 크게 엇나가 있다는 걸 모른다. 최기문처럼. 자기들이 여전히 사회의 공기이고, 계도자라 생각한다.
그러나 지금 우리 사회에서 기자는 그저 여러 정보 공급자 중 하나일 뿐이다. 식민지 시대 계몽주의를 자처한 조선 동아도 아니고, 독재 시대 뒤로 짝짜꿍하면서, 박정희의 한국적 민주주의 대립개념으로 대중에게 서구식 민주주의 강의하던 시절도 아니다.
물론 아직 그들이 권력자이긴 하다. 그러나 그들의 철옹성은 이미 금이 쫙쫙 가 있고, 김승연을 잡아넣은 것은 한겨레가 아니고 인터넷이라는 건 모두 알면서 모른 체하는 진실이다.
기자들은 정신 차릴 가능성이 있을까 ? 글쎄 모르겠다.
우리 사회의 변화하는 상식과 뒤처지는 담합구조의 어긋남을 바로잡는 것은 이번 기자실 사건에서 보듯이 몇몇 인터넷 정치평론가들이 뒤따라가며 헉헉거릴 정도로 빠르게 우리사회의 공감을 얻는 듯하다.
노무현 최고의 구호는 참여보다 오히려 상식이 아닐까 생각하게 된다.
기득권 집단의 자기최면과 집단담합에 대항하여, 그것이 세상에 드러날 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비상식인지를 깨닫게 되는 일이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
노통이 그걸 의식하고 건드리는지, 아닌지... 물론 의식하겠지. 그렇지 않고서야 ... 홍보처가 밝혔듯이 이런 손해 보는 정치장사를 할 리가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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