챙피하게 이런 얘기 써도 되려나?
(뭐 그까이꺼 한번 써보지)
홍보팀장 근무가 거의 기정 사실화 되어
마누라가 기죽지 마라고
양복도 새로 하나 마련해주고
시계도 좋은 걸로 바꾸고
신문기사 작성 책도 3권 사서 탐독하고
먼지 덮힌 골프클럽도 꺼내 닦고
사무실 책상도 다 정리하여 박스에 담아 두었고
직원들이 섭섭하다며 한턱내라 해서
없는 돈에 동네 바에 가서 양주도 한병 사주고
언론기관에 있는 지인들도 다 파악해 놓았는데
신문기사 쓰는 연습도 많이 했는데
새벽에는 영어학원 다니며
저녁에는 공치는 연습도 다시 하려했는데
지난 주말 처가집에 가서 영전기념 점심식사도 대접받고
몇몇 친구들에게는 유선상으로 갈거라고 이야기도 했고
발표만을 기다리고 있었는데
.
.
오늘 아침 아무리 찾아봐도 내 이름이 없다.
내 이름이 보이저1호 타고 저 우주로 날아가 버렸나?
나는 왜 이럴까?
마지막 이모작의 기회였었는데
정말 잘할 수 있었는데.....
왜 사장님은 나에게 될거라는 확신을 주었나?
왜 인사부서에서는 될 확률이 99%라고 했나?
왜 홍보실에서는 내가 0순위라고 했나?
왜 기자들에게 후임은 나라고 이야기했나?
왜 주위에서는 적임자가 나밖에 없다고 했는가?
망할놈들......
열어보니깐 아니네.
말이나 하지 말던지.
바람이나 넣지 말던지.
나는 왜 이런가?......
도대체 무엇이 문제란 말인가?
인생의 이모작이 이리 어려운 것인가?
앞으로도 지금처럼 살아야 하는 것인가?
대치동을 떠나고 싶다....영원히......
머리가 혼란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