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성탄인사부터 드립니다.
하늘엔 영광 땅에는 평화...
기쁘고 복된 성탄 맞이하시길 기도합니다.
지난 토요일
제가 등산반 신임회장으로 선임되었습니다.
수리산 산행 후...홍어 곁들인 막걸리 몇 사발에 기분이 알딸딸해져 있는데
새 시대를 맞이하여 이제 등산반 회장도 우파 보수진영에서 맡아야 한다는게 중론이라
최재식군의 충고(목아지에 힘 빼라는)를 깜빡하고는
그만 수락연설을 하고 말았답니다.
"더 이상 이 땅에 저 같이 불행한 회장이 다시는...어쩌구 저쩌구..."
다음 날 아침 일어나보니
지독한 숙취와 함께 지난 밤 벌어진 사태의 시종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한 동안 번민과 고뇌 속에서 헤어나질 못했습니다.
강근식, 박인호, 김원기...
그 기라성 같은 전임회장의 뒤를 잇는다는 것이 과연 가당한 일인가...
난 왜 항상 이 모양인가...주제도 모르고...
그 넘의 술 때문에...
전문성, 리더쉽, 컨텐츠, 무엇보다 중요한 멸사봉공의 헌신...
그 어느 것 하나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깜도 아닌 자의 당연한 고민이었습니다.
하지만...남아일언중천금이요, 이미 엎지러진 물이니
힘닿는대로 한번 해보겠다는 말씀 밖에는 드릴 말씀이 없을 것 같습니다.
개인적인 광영됨보다는
천금 무게의 책임감, 중압감이 앞선다는 것이 솔직한 심경입니다.
앞으로의 구체적 활동계획은
전임 집행부의 경험적 지혜와 회원 개개인의 아이디어를 수렴한 후 수립될 예정인 바
이 자리에선 등산반 운영방향에 대한 개인적인 소신 몇 마디를
다음과 같이 아뢰는 것으로 갈음코자 합니다.
1. 핵심가치로의 회귀 및 집중
우리 우신4회 등산반은
'동문과 더불어 하는 산행을 즐기는 사람들의 모임'이라는 정체성이
그 존재의의의 처음이자 끝일 것입니다.
참여하는 사람도 즐겁고
봉사하는 사람도 즐거운...가볍고 자연스러운 모임으로 꾸미고 싶습니다.
참여하는 사람은 부담스럽고
봉사하는 사람은 곤죽이 되는...피차 피곤한 전시적인 이벤트는 피하고자 합니다.
뭐...지나놓고 보면 다 아름다운 추억이라 하겠지만 말이죠.
2. 자율과 창의, 그리고 발전
산행에 있어 개인적으로 추구하고 선호하는 바가 많이 다를 것인 바
이를 획일적인 틀안에 묶겠다는 발상은 매우 어리석다고 봅니다.
다만...다양한 활동 가운데에서도 정보의 공유, 인적 가교 등
등산반이라는 느슨하지만 대표성을 갖는 울타리의 유용성은 분명 존재할 것이며
이를 위한 지원 및 조정기능을 다각적으로 모색할 계획입니다.
또한, 여타산악회(선후배 등)와의 조인트행사를 적극적으로 병행, 추진하여
풍부한 콘텐츠의 확보 등 활동의 효율성을 제고하고자 합니다.
3. 작은 정부
저 이외에 다른 임원 선임 등
별도의 집행부 구성은 당분간 하지 않을 생각이며
그 때 그 때 사안별로 회원들께 도움을 청해 해결해 나가고자 합니다.
회장, 총무, 부총무, 대장 등등
감투 많은 조직치고 잘 되는 꼴을 못본 것 같습니다.
다행스럽게도 전임집행부께서 이월금 0 라는 깨끗한 상태로 넘겨 주셔서
재정부문 일하기가 복잡하지 않고 한결 단순해진 것 같습니다.
이 점 특별히 감사드립니다.
이상입니다.
모쪼록 많은 격려와 지도편달을 부탁드리며
다시 한번 감사함을 전합니다.